盧씨집 방문 측근-길막혀 못오나 기막혀 안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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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속담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찾아가지만 정승이 죽으면 안간다」고 했던가.
대국민 사과발표 다음날인 28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연희동 사저(私邸)에는 방문객이 김유후(金有厚)전청와대민정수석 한사람뿐이어서 적막감을 더해주고 있다.지난 19일 박계동(朴啓東)의원이 盧씨의 비자금을 폭로한 이후 열흘동안 盧씨를 찾은 사람은 모두 20명.가족과 친척을 제외한 6공시절 측근은 겨우13명에 불과하다.13명의 측근 중에서도 정해창(丁海昌)전비서실장.최석립(崔石立)전경호실장.서동권(徐東權)전안기부장만이 두차례 이상 방문했고 대부분 한차례 인사치레로 들렀을뿐 다시 찾아오는 일이 없다.
24~26일 3일동안은 丁전비서실장등 측근 3인방과 장호경(張豪璟)전경호실차장.주치의 최규완(崔圭完)박사만이 연희동을 찾았다. 또 사과문 발표가 있은 27일에도 丁씨와 崔씨만이 연희동을 찾았다.
특이한 것은 의리로 뭉쳤다는 군출신 선.후배들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盧씨 집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과 관할경찰서 직원들도 『베푼만큼 거둔다고 하지만 盧씨를 보며 권력의무상함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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