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중앙독서 감상문 개인 최우수상 수상 소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바닷가를 잃을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대양을 발견할 수 없다.」 지금 문득 앙드레 지드가 했던 이 말이 떠오릅니다.아마도이번 독후감 공모에 응모하는 일이 저에게 그만한 용기를 필요로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 고등학생들의 현실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과는 다소 괴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그래도 제가책을 자주 접한 것은 저희 부모님의 교육방법 덕분이었어요.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직접 책을 골라 주시면서 책과 친해지도록 도와 주셨죠.그 후로 저는 많은 책과 만났고 지금까지 온 거예요.
그런데 그동안 접한 여러 책들 가운데서 제 사고의 폭에 가장많은 변화를 준 것은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였어요.16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흐르는 역사의 현장에서 인생의 의미,이념을 넘어선 가치,인류애 등을 가르쳐 주었으니 까요.그리고 그 뒤에 만난 것이 『안네의 일기』였어요.
둘은 글의 장르,글의 분량등 어느면으로 보나 전혀 다르다고 생각되죠.『토지』가 사유와 연륜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라면,『안네의 일기』는 신선함과 풋풋함이 한껏 배어나는 책이니까요.그렇지만 이 두글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어요.그것은 바로 험난한 역사의 흐름에 휩쓸린 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에요.언급한 두 책은 비록 시대는 다를지언정 그흐름 속에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준 거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