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강1만리>8.제1부 중국문화의 원형을 찾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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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장사(長沙)의 증금귀(曾金貴58.前長沙湘劇院長.위사진)씨는 중국 3대 검보명인중 한사람이다.배우출신 부모밑에서 10세때부터 검보를 그리는 것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40여년간 줄잡아 10여만개의 검보를 그렸습니다.』 지난해에는 그간 그린 작품을 모아 검보개인전람회를 열었고 지난 6월에는 중앙TV의 신기묘기 코너에 출연도 했다.
그는 고향인 장사의 지방극 상극 검보외에 경극(京劇)이나 한극(漢劇)등 다른 지방극의 검보에도 통달해 있다.수백개의 지방극마다 수천종의 검보가 있고 각각 약간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기 극종 검보 밖에 그리지 못 하는 게 통례고 보면 그가 수만종의 검보를 자유자재로 그리기까지엔 남다른노력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큰 것은 2 짜리도 있고 작은 것은 녹두알 만한 것도 있다』고 자신의 검보를 설명하던 증씨는 『돌도장에 새긴 검보는 혼자만의 비법』이라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는다.
『관우.장비를 가장 좋아합니다.자신도 있고 마음먹은대로 손이갑니다.보통 검보는 하나 그리는데 3분정도지만 관우는 20분정도 걸립니다.』 최근 전문적으로 검보를 그리는 미술가들이 늘면서 검보가 미술품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 『검보는 배우예술』이라고 증씨는 잘라 말한다.얼굴에 직접 그려본 검보와는「생동감에서 차이가 난다」는 지론을 펴는 증씨의 얼굴은 고집스런 장인의 얼굴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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