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인도시장 소형차로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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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다투어 인도(印度)진출을 추진하는 외국자동차회사들은 소득별 인구분포를 잘못짚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대부분의 외국사들은고소득층을 위한 고급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중산층들은 이런 차들을 살 능력이 없기 때문 이다.
인도의 자동차시장은 91년 15만4,000대에서 올해는 약30만대 규모로 급속히 확대됐다.외국사의 참여로 생산량은 오는 2000년에 100만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이나 일본의 기준으로 보면 미미한 것이지만회의론자들은 그래도 생산량이 수요를 능가한다고 생각한다.특히 적어도1만1,000달러는 줘야 살 수 있는 외국차들은 더욱 그렇다. 인도의 자동차시장은 정부가 지난 83년 일본의 스즈키자동차와 「마루티800」생산계약을 맺은 이래 소형차위주의 시장으로 특징지어졌다.
지난해 인도전체에서 팔린 차의 80%가 20만루피(약5,900달러)짜리 마루티800이었다.
인도에 진출하는 외국차는 국제기준에 비추어 고급은 아니다.그러나 인도에선 마루티800보다 30% 비싼 차는 고급차로 간주된다. 그러나 외국자동차메이커들은 여전히 40만루피가 넘는 고급차종에 몰리고 있다.
외국사들이 인도에서 저가차를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마루티800이 석권하고 있는 저급차시장에서의 진출여지가작다.마루티는 투자비용이 거의 안드는데다 부품조달이나 현지 판매.서비스망에서 월등하다.
또다른 이유는 인도시장만을 위해 국민차를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만간 저가차종으로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국사는 「우노」를 앞세운 피아트뿐이지만 이 모델도 28만루피로 마루티800보다 비싸다.
외국사들은 세컨드카를 장만하거나 50년대 모델인 대형 「앰배서더」를 교체하려는 부유한 인도인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그러나가격만이 장애는 아니다.
차구입자들 사이에선 외제차들이 인도의 도로사정에 얼마나 견딜것인지,또 부품은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외국사들은 세계적인 자동차사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인도같은 유망한 자동차시장을 비켜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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