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소래山 도로공사로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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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도 시흥지역의 영산인 소래산이 흉물스럽게 파헤쳐지고 있다. 12일 오후3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11공구(인천시남동구장수동~경기도시흥시대야동간 4.17㎞)소래산공사현장.
30~40년생 소나무로 빽빽히 들어선 울창한 산림은 간데없고산자락이 폭 200가량 두동강난 채 벌목된 소나무 3,000여그루가 이리저리 널려있다.
불도저등 중장비가 도로를 내기위해 산기슭에서 정상까지 깎아내려 황폐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수려한 경관이 무참히 훼손되고 산줄기가 잘려 동물들의 이동이막히는등 생태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시흥환경운동연합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소래산이 무참히 파헤쳐지자 최근 「소래산 생태계파괴 저지를 위한 시민모임」을 결성하는등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소래산 통과지역을 그대로 자를 경우 생태계 파괴등이 예상된다』며 터널방식으로 공사해줄 것을 도로공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도로공사측은 그러나 『소래산구간을 터널방식으로 공사하려고 했으나 5월 지질및 암반조사결과 터널공사때 붕괴위험이 매우 높은지질구조인 단층파쇄대가 발견됐다』며 산을 자르는 절개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해 공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흥시가 주민여론을 고려해 지난 5월 도공측이 제출한실시계획 인가신청을 반려한데다 절개공법은 절대로 허가해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은 상당기간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일산~신갈~퇴계원등을 잇는 126.1㎞의 왕복 8차선 도로로 92년 착공돼 2000년초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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