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委 불안한 첫걸음-지원자없어 선출 어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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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5.31 교육개혁」에 따라 올 2학기부터 시범 운영되는 학교운영위원회 첫 회의가 지난 6일 서울 우신국교에서 열려 학교자치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우신국교에 이어 서울시내 33개교등 전국의 나머지 354개 시범 실시 초.중.고교들도 14일까지 첫 회의를 연다.
그러나 홍보.인식 부족으로 많은 학교들이 학교운영위 구성에 상당한 진통을 겪는등 불안한 출발을 보여 앞으로의 운영 내용이주목된다.
운영위 구성 과정에서 각 학교들이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 학부모의 참여 부족.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보름여의짧은 기간도 문제였지만 처음 생기는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부족과 부담감이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간접선거로 학부모위원(총 6명)을 뽑은 서울 당서국교의 경우지난달 하순 학부형 총회를 열어 대의원들까지는 선출했으나 정작학교운영위위원 후보가 한명도 나서지 않아 적잖이 당황해야 했다.결국 학년별로 며칠에 걸쳐 두세차례씩 교사모 임을 열어 후보를 추천하는등 소동을 겪은 뒤에야 간신히 선출할 수 있었다.
이문국교는 지난달말 어렵게 학부모위원 구성을 마쳤으나 3학년학부모위원이 『부담돼서 도저히 못하겠다』며 도중에 하차,임기가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4일 보궐선출을 하느라 다시 대의원을 소집하는등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직접선거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학교의 경우 어려움이 더 컸다.전체 학부모의 5~10%에도 못미치는 소수의 학부모만이 참여해 위원을 선출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모양새가 썩 좋지 않았기때문이다.
학년별 학급수가 8~11개인 우신국교의 경우 학년별로 20여명의 학부모(학급당 2~3명)가 모인 가운데 해당 학년의 학부모 위원을 선출했고 서울상고는 2,000여명의 학부모중 겨우 100여명만이 모여 위원을 선출했다.
지역인사 위원 선출도 만만치 않아 많은 학교들이 애를 먹었다.고덕중은 교장.교감등 학교관계자들과 평소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와 졸업생 학부모를 위원으로 초빙하는등 손쉽게 위원을 선출해그나마 다행스러운 케이스.그러나 지역인사에 대한 정보가 없는 대부분의 학교들은 지역실정에 밝은 구의회 의원들에게 추천을 의뢰하거나 지역교육청에 찾아가 장학사들을 위원으로 위촉의뢰하는가하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기업체 사장등을 소개해 달라고 하는 등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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