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명분 젊은세력으로 黨대수술-YS통일주력群 결성발언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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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단임이다.그의 임기는 딱 5년이다.더도 덜도 할 수 없다.그렇다고 김대통령이 자신의 개혁이 5년만계속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할리 없다.다음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이어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사람임을 바라는 것은 물을 필요가 없다.
집권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김대통령은 현재 민자당에 자신의개혁에 불만인 세력이 상당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이들이 15대 총선이 끝나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본다고 한다.김대통령이 이를 묵과할 리 없다.민자당을 환골 탈태시켜 개혁의 추진세력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하는 데는 이번 총선이 적기(適期)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 당연하다.
김대통령의 생각이 이렇다면 민자당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그리고그 변화는 이미 최근의 조직책인선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지난 6일 발표된 민자당의 조직책 12명은 모두 정치신인이었다.나이도 50대 이하.구정치권과의 연고가 없어 100%「YS맨」이 될 조건을 갖춘 인사들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생각은 총선공천에서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 재계와 법조계,관계 및 군(軍),학계.언론계 등 전문직출신 신인의 대폭적인 발탁이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청와대와 민자당 등에서 작성하는 총선파일 에도 이들이주로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지명하는 「차기후보」와 함께새 정치를 열어 가게 할 생각인 것같다.새로운 정치주체의 형성이다.더구나 수년 안에 통일의 중요한 고비가 온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판단이라고 한다.김대통령이 북한의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보고 있음은 이미 여러 차례의 공식석상에서 행한 언급에서도 나타난다. 김대통령은 이들 새 주체가 통일시대를 열어 나가게 해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그러면 그 자신이 통일을 하지는 못했어도 그에 대한 준비를 했음을 역사가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을수도 있다.그는 강력하게 추진해 온 남북정상회담이 여의 치 않자 대(對)북한관과 통일관을 다소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는최근 주변에게 이같은 자신의 인식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또한 「깜짝 놀랄 세대교체주자」를 위해서도 인맥의 재구성은 필요하다.그만큼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인사라면 현실정치권에 전혀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역설적으로 대권주자가될 만한 기반이 있는 사람이라면 놀랄 이유가 없 는 것이다.
그런 만큼 새 주자는 기성정치권의 강력한 견제에 대항할 수단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김대통령은 이같은 「차세대주자」를 자신이 발탁한 새로운 정치주력으로 하여금 호위하게 할 생각으로 보인다.또한 그래야만 새 주자가 주도권을 갖고 여 권내부와 야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그래야 개혁이 이어질 수 있음도 물론이다.
이같은 김대통령의 구상은 민자당 등 여권내에서부터 많은 저항에 부닥칠 전망이다.
특히 야당의 지적대로 선거라는 문제가 대통령의 의지대로 되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따라서 총선에 대비한 하나의 상징조작이라고 보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대통령이 이같은 현실적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를 추진해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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