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주석 이르면 내달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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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이 6월 말 또는 7월 초 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베이징(北京) 외교 소식통들이 8일 밝혔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 22일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중국 측이 후 주석의 연내 한국 방문에 원칙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이 7월 7일부터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G8 폐막 이후보다는 개막 전에 한국을 먼저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의 조기 착수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자들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한·중 FTA 조기 체결 의향을 밝혀온 만큼 후 주석의 방한 때는 한·중 FTA 추진에 대한 한층 진전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후 주석이 6월 말 또는 7월 초 방한하면 역대 한국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중국 국가 원수의 답방으로는 최단 시간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동안 중국 측은 관행적으로 한국 대통령의 방문 뒤 1~2년 후에 답방했다.

이처럼 전례 없이 조기 답방이 추진되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새 정부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전보다 한·중 관계를 더 중시하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 한 달을 앞둔 시점에 방한할 후 주석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남북한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해 달라는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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