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에 식량 50만t 곧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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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이 곧 북한에 대규모 식량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정부 외교 소식통들이 8일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식량 50만t을 지원한다는 방침 아래 구체적인 지원 조건 등을 북한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방북 중인 미국 정부 대표단과의 협상에서 모니터링 문제만 해결되면 이른 시일 안에 식량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북·미 간 협의가 “진지하게 잘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미국 측 식량협상 대표단이 5일부터 8일까지 조선(북한)을 방문했다”고 한 뒤 “방문 기간에 인도주의적 식량 제공 문제에 관한 협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미국 식량지원 협상 대표단의 방북 사실을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마이클 메이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해 모니터링 실시 방법 등을 북한 측과 협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대북 식량 지원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고, 남북 관계 경색으로 한국에도 지원 요청을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북한으로선 미국과 국제기구의 지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성사 여부는 미국이 원하는 모니터링 조건을 북한이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식량 지원에서도 ‘통미봉남’ 정책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매년 한국에 쌀 지원을 요청해 왔으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올해엔 아직까지도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에 이어 다음 달 초순 열릴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에서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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