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7.물리학과 평가-물리학교육에도 실용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많은 친구들이 졸업후 연구직을 갖기를 원했으나 대부분 실패하고 상당수가 속셈학원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李모(26)씨는 지난해 서울의 사립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 공정관리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원래 전공을 살려 연구.개발부문의 일을 하고 싶었지만 기업체들은 공대출신에게만 관심을 둘 뿐 순수과학 전공자인 李씨에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전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안정된 직장을 가진 李씨는 그나마 성공한 경우.지방대 물리학과 졸 업생들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한 지방국립대 물리학과 교수는『일반공무원등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직장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위기의식이 번짐에 따라 대학 물리교육에도 개혁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전북대는 올 2학기부터 물리학과와 물리교육과및 지구과학교육과의 천문학 전공과정을 통합,「물리기술학부」를 출범시켰다.
「기술」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물리기술학부에서는 순수물리학뿐만 아니라 전자물리.의료물리.광전자물리등 보다 응용성이 강한 분야를 가르치게 된다.
전북대 이금휘(李金徽)교수는『현재 우리사회는 순수물리보다 응용물리 분야의 인력을 훨씬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며 『물리기술학부로의 개편은 이같은 사회수요에 부응키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국 최고의 순수취업률(78.4%,대학원 진학 제외)을 기록한 계명대는 학생들이 비파괴검사등 응용물리학 분야의기술을 한껏 익힐 수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해놓고 있다.
물리광학과에서 갈라져나온 청주대 광학공학과는 카메라 렌즈의 코팅기법등 특수한 분야를 가르친다.올해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9월말 현재 거의 모두 관련업체에 일자리를 잡았다.이처럼일부 지방대의 물리학과들은 응용물리 분야의 교육 을 강화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물리학회장 권숙일(權肅一.서울대)교수는 『이들 지방대학의성공적인 변화를 다른 대학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