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월드컵 서울 예선 제3국서 치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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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북한 축구가 또 한번 몽니를 부리고 있다.

북한이 6월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마지막 경기를 ‘제3국에서 치르자’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3월 26일 남북대결 1차전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만큼 2차전도 제3국에서 개최돼야 공평하다는 논리다. 당시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거부한 채 ‘3불(애국가·태극기·응원단 불가)’을 내세워 평양 개최를 무산시킨 바 있다.

북한축구협회 손광호 부위원장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실을 방문, 모하메드 빈 함맘 AFC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맘 회장의 59세 생일을 축하하고 AFC 발전을 기원한다는 최남균 북한축구협 위원장의 서신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조중연 부회장은 “상하이 경기는 북한이 FIFA의 경기 규정을 어겨 개최된 것이다. 우리는 FIFA의 원칙에 맞게 서울에서 남북대결을 치를 것이다”고 못박았다.

특히 조 부회장은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북한의 입장을 들었지만 이해할 수 없다. 서울 방문 여부는 그들의 자유지만 반드시 결과는 책임져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몰수게임 가능성도 경고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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