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마술사’ 물속서 17분4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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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마술사 데이비드 블레인(35)이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1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블레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생중계된 신기록 도전에서 지구 모양의 아크릴 수조에 들어가 17분4초 동안이나 숨을 쉬지 않고 버텼다. 종전 기록은 2월 10일 스위스의 페터 콜라트가 세운 16분32초다. 블레인은 신기록 도전에 앞서 산소 마스크로 혈액 속에 산소를 흡입시키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이른바 ‘과도호흡’ 절차를 거쳤다.

교사인 어머니와 베트남 참전 용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마술로 유명하다. 1999년 4월 3t의 물로 가득 찬 물탱크 아래에 눌려 있는 플라스틱 투명관에서 누운 채 7일 동안 견뎌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블레인의 투명관이 묻혀 있는 뉴욕 68번가에는 7만5000명의 시민이 찾아왔다. 이 기간에 그가 먹은 것은 하루 찻숟가락 2~3개 분량의 물이 전부였다.

2000년 11월에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설치된 대형 얼음 상자 안에 들어가 63시간42분12초를 견뎠다. 호흡용 튜브가 그에게 주어진 전부였다. 2002년에는 27m 높이의 쇠기둥(폭 55.88㎝) 위에서 35시간을 지냈다.

또 2003년에는 런던 템스 강변에 설치된 유리상자 속에서 44일간이나 단식 쇼를 펼쳤다. 블레인의 극한 도전이 계속되면서 2002년에는 그를 소재로 한 책도 출간됐다. 숨 오래 참기 신기록 달성에 성공한 그는 “일생의 꿈을 이뤘다”며 “잠 안 자고 버티기 기록(11.5일) 경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네스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잠 안 자고 버티기 기록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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