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합의"10년-합의 배경과 그후의 달러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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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대신 그만큼의 빈자리를 엔과 마르크화로 채우도록 한 플라자합의(85년9월22일)가 곧 10주년을맞는다.지난 10년동안 외환시장은 대체로 플라자합의대로 움직여왔지만 그 가운데서도 환율을 둘러싼 선진국간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자국의 경제상황에 맞춘 환율정책이 상대국과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저간의 국제환율 동향과 미.일 정부입장및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註] 플라자 합의는 미국 주도하에 선진5개국(美.日.
獨.英.佛)이 달러약세(엔및 마르크화 강세)를 위해 공조체제를취하자는 약속이었다.
당시 달러값이 레이건행정부가 편 금융긴축결과 2백50엔대까지치솟았기 때문이다.한마디로 미국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간 달러값을 인위적으로 끌어 내리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의미를 갖는 것은 선진국들이 중요 경제현안에 대해 정책협조의 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아닌게 아니라 합의이후 달러는 급락세로 돌아서 87년1월 1백50엔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국가간 협조란 기본적으로 한계를 지닌다.여건에 따라 각국의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87년2월 선진국들은 「달러가치를 현 수준에서 안정시킨다」는 루브르합의에 도달했지만 제대로지켜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지난 10년동안 플라자 합의가 의도했던 것과 같이 약세를 지속해 온 것은 이 기간중 일본과 독일의 경제력 비중이 그만큼 커진 것을 반영한다.
환율이란 한 나라 경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인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국제시장에서의 정책협조란 각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질 때만 가능한 일이다.
최근 달러가 1백엔선을 넘어선 것도 美.日 양국이 잠정적이긴하지만 다같이 그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민간금융의 파워가 선진국 중앙은행을 능가하고 있어 정책적 개입의 여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선진국 재무장관들은 거금을 주무르는 이들 민간금융기관의 눈치를 보는 일이 더욱 잦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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