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24시>검사를 또 해야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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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가 『검사를 또해야하나요』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거치면서 몇가지 간단한검사를 했을테고 또 같은 병원에서도 이 과 저 과에서 검사했기때문에 진료가 끝난후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하자고 하면 많은 경우 짜증섞인 항의같은 질문을 한다.
병원에서 하는 검사의 대부분은 소변이나 피를 뽑아 하든지 방사선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소변검사로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지,단백뇨가 있는지,아니면 세균이 나오는지를 보는 단순한 검사에서부터 미량의 호르몬이나 대사산물들을 검사함으로써 체내의 암세포 유무 또는 호르몬 균형에 이상이 있는가를 알아내는 아주 정밀한 검사 까지도 가능하다. 따라서 환자가 소변검사를 했어도 그 중에서 어떤 검사를했는지 환자의 이야기만으론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없다.
이런 경우는 혈액검사나 방사선검사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따라서 실제로는 내용이 전혀 다른 검사를 했어도 환자입장에선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것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환자들의 그런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검사를 시행한병원에서 검사의 필요성과 목적,그리고 결과와 그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질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가 병원을 옮기고자 할때는 다른 병원에서도같은 검사를 다시 할 가능성이 있으니 자기병원의 검사결과를 보내주는 배려를 해야한다.이런 작은 불편과 불만이 환자로 하여금병원이나 의사에 대해 불신을 갖게하는 시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료인 모두 되새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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