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對美 부동산투자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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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이 또다시 미국침략에 나섰다.』 지난 89년 미쓰비시(三菱) 현지부동산법인이 록펠러 센터 12개동(棟)을 사들였을 때 미국언론은 이처럼 흥분했다.록펠러 센터는 미국의 상징물.따라서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그러나 12일 미쓰비시는 손을 들었다.제너럴일렉트릭 (GE)등 미국기업에 되팔겠다고 발표했다.6년간 6천억엔의 손실을 본 뒤다.이제 록펠러 센터는 일본의 해외부동산투자 실패의 상징이 되었다.일본기업이 떠나는 대신 유럽및 다른 아시아자금이 미국 부동산을 사려고 나섰다.
미국의 한 회계법인에 따르면 작년말 일본기업이 매각한 미국내부동산은 64억달러로 93년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5월 아오키(靑木)상사가 5억3천여만달러의 손해를 보고 웨스틴호텔 체인을 미국투자단에 넘기는 등 올 매 각액은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틈을 비집고 부쩍 열을 올리는 것은 유럽및 아시아 자본.
지난봄 브루나이 왕실은 미국 캘리포니아州 벨에어호텔을 일본기업으로부터 6천만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화교및 유럽자본의 매입상담도 활발하다.부동산투자.기업매수 등 아시아제국( 일본 제외)의 대미(對美)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11억달러로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일본자금의 퇴조로 모처럼 회복된 미국의 자존심이 유지될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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