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규제관련법 연내 정비” 30대그룹 “올해 96조원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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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규제 개혁과 관련해 법을 바꿔야 될 게 50~60% 되지만 나머지는 정부의 시행령이나 지침만 바꾸면 된다”며 “기업과 관련된 (규제완화)법과 규정은 18대 국회가 들어선 다음 연말까지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렇게 말한 뒤 “나머지는 정부의 시행령이나 지침만 바꾸면 된다”며 “당장 고치도록 하라”고 관계 부처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특히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하기로 해 감사한다. 불경기 때니까 기왕에 할 투자라면 좀 당겨서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렇게 우리가 만나는 것은 전체 기업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개별 기업의 문제점도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개별 기업이 제기하는 애로사항도 해결해 주기 위해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정부 각 부처 장관과 재계 인사들이 만나 여는 이 같은 형식의 민관 합동회의를 앞으로 분기에 한 차례씩, 일 년에 네 번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모회사가 100억원 흑자를 내고, 자회사가 50억원 적자를 내면 합쳐서 50억원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매기는 제도다. 그만큼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도 푼다. 해외 골프 관광객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2년 동안 지방 골프장에 매기는 세금을 없애거나 낮추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인당 이용 요금이 3만~4만원 정도 낮아진다.

재계는 이런 정부 정책에 맞춰 올해 투자와 고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30대 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95조6311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고용도 늘려 올해 총 7만7541명을 새로 뽑는다. 이는 지난해보다 18%(1만993명) 늘어난 것이다.

삼성은 올해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역대 최대인 27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 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2년까지 총 34조원을 투자해 기흥 반도체 생산라인을 8개 증설할 계획이다. R&D 부문 투자액은 8조원으로 잡았다.

포스코도 광양 후판공장 증설 등 4개 프로젝트에 올해부터 2010년까지 5조4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울산 원유정제 고도화 설비 증설을 위해 올해 4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도 올해부터 2013년까지 송도와 포천의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2조200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최상연·김종윤·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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