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구상에 연휴 잊은 3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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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金 추석 연휴가 끝났다.일시 휴지기를 맞았던 정치권도 다시 분주해졌다.3金은 이번 추석 연휴에 남다른 감회를 느꼈을 법하다. 각자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추석 보름달을 바라 봐야 했기 때문이다. 3金은 향후 정국에 대해서도 생각할 점이 많았을 것이다. 모두 정치일선에 복귀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지도도 4당체제로 그려졌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은 3金의 이번 추석연휴를 "구상의 시간"이라 부른다.
3金은 바뀐 정치환경아래서 각자 추석 연휴를 정국 구상을 가다듬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느라 고심의 시간을 보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7일 오전 고향인 경남거제에서 선영에성묘한뒤 곧바로 청남대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휴를 보냈다.
金대통령은 청남대에서 머무르는 3박4일간 휴식을 취하면서 정기국회 운영문제등 정국 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金대통령이 청남대에서 정국구상을 할때마다 모종의 조치들이 취해진 바 있어 이번에도 연휴뒤 무슨 조치가 나오지 않나하고 정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金대통령은 특히 이번에 어느때보다 많은 시간의 추석연휴를 가졌다. 그만큼 궁리의 시간이 길어진 셈이다.
일단 검찰총장의 인사문제는 마무리했을 것으로 보인다.어느때보다 검찰총장의 인사에 신경이 쓰이는 시기다.
金대통령이 장남 은철(恩哲)씨와 차남 현철(賢哲)씨 부부와 함께 보낸 것도 이례적이다.
金대통령은 그동안 여러가지 시선을 의식해 장.차남을 청남대로부르지 않았었다.
내년4월 총선을 앞둔 선거전략과 향후 정국을 어떻게 끌고갈지에 대한 나름의 방향설정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청와대측은 그러나 이번만큼은 철저히 휴식에 치중했다고 설명한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추석 연휴동안 훌쩍 서울을떠났다. 金총재는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수행원 10여명만대동한채 8일부터 2박3일간 제주 프린스호텔에 묵었다.
金총재는 호텔에서 머무르는 동안 외부인사와의 면담을 일절 사절했다고 한다.
다만 金총재는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제주공항 기자간담회에서『신구범(辛久範)제주지사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박해를 묵과하지않을것』이라고 말해 정치권 사정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여야대표가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해야만 정치가 안정된다』며 영수회담을 거듭 강조,여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 나갈것임을 시사했다.
연휴직전 당사출근을 않은채 청구동 자택에 칩거했던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연휴내내 자택에 머물렀다.
대신 그는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조부영(趙富英)사무총장.
한영수(韓英洙)총무등 당 중진들을 자택으로 불러 정기국회 대책을 논의했다.
金총재를 만난 이들은 그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판보다는 집권경험을 가진 당답게 정책대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건강악화설이 나돌아 당내를 긴장시키기도 했던 金총재는 11일국회 개원식에 참석한다고 말해 연휴 구상을 통해 심신이 안정됐음을 짐작케 하고있다.
이제 추석 연휴를 마친 3金은 정기국회라는 첫 관문을 맞이했다. 14대 마지막 정기국회라는 상징성을 넘어 15대총선에서 한판 승부를 벌여야하는 3金에게 이번 정기국회는 남다른 의미를지닌다. 정국 주도권과도 직결돼있다.
3金간 정국 구상의 결과물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金斗宇.金鉉宗.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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