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생각하는우리교육>학교운영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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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5.31 교육개혁」에 따라 새로 도입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2학기부터 전국 3백~4백개 학교에서 선보인다.학부모들의 학교운영 참여를 통해 그동안의 공급자 중심의 교육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교육부가 제시한 학교운영위 시행 지침은 학교 규모와 지역사회의 특성등을 감안해 신축성있게 운영하도록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있으나 일선 학교의 교장과 교사,학부모,지역사회등 관련인사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학교운영위 출범과 관련 해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개혁이 처음으로 가시화되는 학교운영위의 성공을 위해서는 학부모 참여와 관련된 다음 몇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먼저 학부모대표 선출절차와 방법에 관한 문제다.학부모의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학교운영위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유도해야만 하고 민주적 선거절차를 거쳐야 한다.후보 소개와 추천절차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많은 참여를 위해 우편투표제를 생각할 수도 있다.현재의 육성회 임원 선출과 같은 방식은 곤란하다는 얘기다.
다음은 학부모 의견 반영을 위한 의사전달의 체계화 문제다.학부모들은 교장이나 교사들 앞에서 학교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나 제안을 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공개적으로는 불만을 말하지못하면서도 뒤에서는 학부모들끼리 학교방침이나 특 정 교사를 신랄하게 비판해 온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비판을 건설적으로 전달할 기구도 방법도 없었다.그러므로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토론할수 있는 場의 마련이 따로 필요하다.한 대안으로 학부모들로만 구성되는 기구를 만들어 이를 통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학교운영위에 전 달할 수 있는 통로로 삼는 방법도 생각해 볼수 있다.
실제 시행과정에서 심의기구적 학교운영위원회와 교장의 집행권과의 갈등,기부금 모금방안등 굵직 굵직한 사안에 대한 문제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민주적인 절차와 의식이 결여돼왔던 우리사회에서 학부모들이 교장.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학교운 영에 처음 참여하는 마당에 단기적 갈등과 혼란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때문에 학교운영위의 정착을 위해서는 교장의 리더십과 위원회구성원들간의 상호존중,민주적 태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결국 앞으로 2년여의 시범 실시에서 나타날 성공과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나은 제도를 확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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