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일선에도 여성인력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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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판매 일선에 여성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회사는 판매부에 여성으로만 구성된 영업팀을 따로 둘 정도다. 과거 「금녀(禁女)」의 영역처럼 인식되었던 자동차 판매에 여성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현대자동차가촉탁사원으로 채용해 실험적으로 운영한 것이 시초다.
이후 이 회사는 여성 판매사원이 남성 못지 않은 판매력을 발휘한다는 판단이 서자 90년부터 정식 사원으로 모집하게 됐다.
현재 이 회사 5천여명의 판매사원중 여성은 1백82명으로 3.6%. 이 회사 판매지원부 조익환(曺益煥)과장은 『입사 초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판매력이 떨어지지만 주임.대리급 정도만 되면 여성의 판매대수가 오히려 남성을 웃돈다』며 『장기적으로는영업소장을 비롯해 전사원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대리점도 시범적으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1년 대우자동차의 내수 판매 전담회사로 설립된 ㈜우리자동차판매(舊 대우자동차판매)도 당시 회사 설립과 함께 여성 영업인력 채용을 시작해 현재 1백51명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직판부 영업5팀은 팀장을 비롯해 10명 전원이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팀은 서울 남대문로 대우그룹 빌딩을 찾는 고객들을 상대로자동차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팀장을 맡고 있는 조승숙(趙承淑)과장은 『근처 회사원들이 차를 사기 위해 들리는 경우가 많다』며 『팀원이 자동차에 대해 기술적인 설명을 하면 고객들이 신기하게 여겨 상담 성과가 좋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여성판매인력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여성 판매인력 채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
기아는 93년에야 여성 판매사원을 채용하기 시작해 현재 80명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 판매인력 신규 채용은 계속하지만 특별히 그 비율을 늘려나가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 회사 영업인력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볼때 여성 판매사원들은 프로의식이 부족해 판매 열의가 떨어지고 미혼여성의 경우 이직률도 높은 편』이라며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주부 판매왕을 차지한 김영옥(金永玉)대리는『고가 제품으로 기술적인 설명이 많이 필요한 자동차 판매는 일반 제품 판매와는 달라 전문지식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승진이나 급여에 남녀 차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여성들로선 도전할만한 직업이지만 그만큼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車鎭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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