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동원 군인 AI 감염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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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순창 지역에서 살처분 작업에 참여했던 군인이 21일 AI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국내에서 AI 의심 증상을 보여 환자로 분류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특공여단 소속 조모(22) 상병이 18~19일 부대원들과 함께 AI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뒤 고열 증상을 보여 서울 수도 국군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이 환자를 AI 의심환자로 분류해 격리, 병상에서 치료·관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도 “격리병동에 수용 중인 조 상병에 대해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와 항생제를 투여했으며, 한때 39.8도까지 올랐던 체온이 현재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조 상병의 최종 감염 여부는 3주 뒤 혈청 검사와 바이러스 배양 검사 등에 의해 확인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의 증상이) 세계보건기구의 AI 의심환자 기준에 일부 부합하나 전체적인 임상 증상이 세균성 폐렴과 가까워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현재 살처분에 투입된 3개 부대 가운데 조 상병을 제외하곤 고열 증상을 보이는 장병은 없다”고 해명했다. 17일부터 21일까지 전북 지역 살처분에 투입된 병력은 연인원 1700여 명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AI 발생 농가와 살처분에 동원됐던 인부 중 네 명이 AI에 감염(무증상 감염)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김창규·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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