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50나노 양산시대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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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나란히 50나노급 D램 양산에 들어가, 세계 최고의 국내 반도체 기술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삼성전자는 18일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5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50나노급은 D램 반도체의 회로선 폭이 머리카락 약 2000분의 1 굵기라는 뜻이다. 기존의 60나노급에 비해 생산량은 50%가량 늘고, 전력소모는 30% 정도 줄어든 것이다. 삼성은 2006년 3월 세계 최초로 8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해 3월에는 60나노급 D램을 처음으로 양산하기 시작했었다.

하이닉스도 “다음달부터 54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과거보다 이를 쫓아가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닉스가 6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로, 삼성보다 4개월 늦은 때였다. 그런데 50나노급은 한 달 차이로 따라잡은 셈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올해부터는 D램 분야에서 삼성과의 기술격차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제품 용량을 키우는 회로선 폭 축소 경쟁을 끝없이 벌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D램 업체는 일본·대만의 경쟁사보다 이런 공정 경쟁에서 크게 앞서 원가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현재 일본의 엘피다,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 등 경쟁업체들의 양산 기술은 국내보다 훨씬 뒤처진 70, 80나노급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 D램 업계에서 삼성과 하이닉스는 각각 시장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4월 51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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