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범람 해선 안될 40代 영입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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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회수첩 첫장을 펴보자.59,51,62,59,64등등.서울의원이다.경북으로 넘어가보자.58,55,63,53,62,63등등.이는 다름아닌 의원의 나이다.
내각을 들여다보자.최연장자가 62세인 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이다.40대는 며칠전에 들어온 김기재(金杞載)총무처장관뿐이다.
나머지는 거의 50대다.
이번에는 49세의 장관을 맞이한 총무처로 가보자.차관이 55세,주요실국장은 55,60,57,48,53세등으로 이어진다.
요즘 정치권 인사들은 둘러앉으면 세대교체 이야기다.
이들 사이에선 『40대 세대교체론이라고? 그럼 우리는? 아직뛸 거리가,시간이 많은데…』라는 아쉬움과 불만의 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최근 집권당 사무총장에 43세의 강삼재(姜三載)의원이 혜성처럼 등장했다.대변인에는 49세의원(孫鶴圭)이 떴다.정가에는『이는 집권핵심부의 세대교체의지』라는 부동(不動)의 해석이 돌았다.이 관측은 물속의 잉크처럼 번지고 있다.당주변에 서는 『곧 30,40대가 많이 영입될 것』이라는 수근거림이 깔리고 있다.
여당뿐이 아니다.야권에서도 30,40대에 관한 화제가 늘고 있다.정치성향의 전문직 청년들 조직이 꽤 된다.「푸른 사람들」「두라」「21세기 프론티어」등등 이름도 다양하다.신당을 완성해가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씨는 이들을 달래는 작업 에 신경쓰고있다.그의 정계복귀에 대해 이들의 눈이 차갑다.
「모래시계 세대」라고 불리는 그들은 요즘 부쩍 목소리를 내고있다.얼마전에는 운동권출신이 중심이 된 1백50명이 3金시대 청산등을 주장하는 연대성명을 터뜨렸다.17일에는 1천명이상의「해방50주년 청년선언」도 나왔다.
정말 정치권에는 新물결이 밀려오는 걸까.
우선「40대론」의 매력포인트는 엄연한 사실이다.상대적으로 50,60대가 실수와 퇴행을 너무 많이 남겼다.40대는 이름이 회자되지 않아 50,60대보다는 신선하다.
그러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중용은 위험을 수반한다.
그런 면에서 작금 40대론의 속도와 양태는 여러부분이 허술한것같다.정치와 선거는 현실인데도 성급하게 여야에서 「40대 중점영입론」이 나오는 것이다.말은 많으나 막상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40대론이 정치권을 범람해 사회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정치권과 발을 맞추려면 다른 분야도 젊어지지 않을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대교체가 우리사회의 축적된 경험까지 밀어내지는 않을까.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하나의 바람으로서 사회만 흔들어놓는 결과가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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