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민족철학자대회-주제별 3개논문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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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비합리적.미신적.신비적인 것을 의미하는 「비과학적」이라는 말과 달리 「과학적」이라는 말은 논리적.합리적.객관적인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탈신비화가 진행된 근대 이후의 과학은 인간의 지적(知的)시도가 진정한 진보를 이 룩하고 있고,또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과학이 문화적으로 내면화된 것은 아주 얕은 수준이며,오늘날 「반과학주의」가 예술가.인문주의자.언론인.여권운동가,심지어 과학자 자신에 의해 기독교 근본주의나 동양적 신비주의 등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 과학을 위협하고 있다.이들의주장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과학적 방법」에 무비판적으로 헌신하는 것은 합리성과 객관성을 숭배하는 또다른 종교에의 몰입이 된다.다시말해 「과학적 세계관도 종교와 같은 하나의 담론(談論)일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내 용」에 주목하는 종교나 신화와 달리 과학은 그 「방법」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과학적 세계관과 비과학적 세계관은 분명히 구별된다.과학적 세계관의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태도는 방법에 있는 것이지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과학의 「방법」과 관련해 가장 핵심적으로 등장하는 문제는 과학적 세계관이 꼭 관찰가능한 세계에만 국한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과학이 관찰가능한 것만을 진정한 존재자로 받아들일 경우 과학의 영역이 협소하게 되는 대신 반과학의 영역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관찰된 세계의 한계를 넘어 존재하는 세계의 객관성.공유성.실재성을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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