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비응항 위판장·제빙시설 없이 ‘반쪽 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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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초의 다기능 어항으로 개발된 군산 비응항이 위판장도 없이 문을 열게 돼 ‘반쪽 어항’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의 군산쪽 길목에 조성된 비응항은 24일 개장 예정이지만 어항의 핵심시설인 위판장과 제빙·저빙 시설 등은 아직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위판장과 제빙·저빙 시설에 필요한 60여 억원의 사업비를 제때 확보되지 못한 데다 지난 겨울 공사를 중단하는 바람에 일정이 늦어진 탓이다.

이에 따라 위판장을 설치해 군산 내항과 고군산군도 항·포구에 분산돼 있는 수산물 유통로를 단일화하고,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력소로 삼겠다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또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성상 어항에 반드시 필요한 부잔교·도교 등 시설이 없어 어선 접안에도 큰 불편이 예상된다.

비응도항 개발사업은 ㈜피셔리나가 1300억 원을 들여 민간투자방식(BTL)사업으로 2003년부터 추진해 지난해 말 마무리했다. 전북도·군산시는 90억 원을 들여 1만 2000여㎡ 부지에 위판장(5500㎡)과 제빙 공장, 급유시설 등을 갖춘 수산물 종합위판장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어민 홍모씨는 “비응항을 어항 및 관광항을 겸한 다목적항으로 조성한다고 했지만, 기본 시설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해 어항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에는 크게 미흡하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위판장 사업비가 지난 달 확보돼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임시 시설을 마련해 어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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