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선이라는 「상표」가 붙지않은 프로를 찾기 힘들 정도로 물량면에서 풍성했던게 이번 광복절을 전후한 TV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연예오락프로의 경우 광복50주년의 본질을 벗어나거나 과다한 「광복절」상표 남용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향후 「경축일특집방송」의 과제를 드러냈다.
왜색문화,일제의 잔재에 대한 성토 일색이었던 광복절을 하루 넘긴 16일 방영된 SBS의 『슈퍼TV 세계가 보인다』는 느닷없이 일본의 사무라이문화를 찬양하는 분위기로 일관해 큰 반향을불렀다.「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사무라이가 이 래서 위대하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방송사에 빗발치는 소동을 낳았다.
KBS-2TV에서 15일 두시간에 걸쳐 방영된 『광복 50주년 특집-신세대 대행진,우리는 이제 21세기로 간다』도 제작.
편성의 의도가 불분명했던 프로.두 시간 내내 신세대 댄스뮤직그룹의 공연을 방영하며 관람석에 서서 열광하는 10 대 청소년을보여준 것과 광복50주년,21세기가 어떤 인과관계를 갖는지 이프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신세대가 우리 문화에서 모델을 찾지 못한 채 미국MTV를 원류로 일본을 거쳐 온 레게.랩.힙합춤등을 여과없이 즐기는 장면은 오히려 21세기로 가기 전에 해소.정립돼야 할 문화.사회학적 분석대상이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광복 50주년 특집 밤과 음악사이』『광복50주년 한국영화-결혼이야기2』『광복절 특선영화-살바도르』등도 마치「88올림픽 공식지정…」류처럼 「광복절」이라는 상표를 과잉사용한 감이 드는 사례들이다.
적어도 광복50주년이라는 타이틀을 단 프로라면 그에 걸맞은 철학과 정신을 작품에 불어넣는 진지함을 겸비해야 하지 않을까.
崔 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