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단>수출보험 활성화 서두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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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새로운 세계무역질서인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우리의 수출환경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어 새로운 수출진흥전략으로서 수출보험의 활성화가 강조되고 있다.우선 대외적으로 무역장벽이 철폐되고 범세계적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가능케된 반면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각종 수출지원제도의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과거와 같은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던 수출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는 對선진국 수출증대 노력과 함께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나 지역에 대한 수출증대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그러나 이들 신시장은 수출대금 회수를 비롯한 각종 위험요소가상존하고 있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차원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특히 수출보험제도의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보험업무는 지난 69년부터 시작되었지만 92년7월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설립을 계기로 급속히 발전해 왔다.수출보험의 담보력이 되는 수출보험기금도 92년 5백36억원에서 올해에는 2천3백58억원으로 네배이상 늘어났다.그 결과 총수출에서 점하는 수출보험인수액이 92년6월 2.7%에서 올해엔 7%대로 증가했고 이같은 증가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보험은 WTO체제아래에서 용인되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지원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규모와 활용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출 확대가 불가피한 우리경제로서는 다음과 같 은 수출보험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첫째,우리나라의 수출보험 기금은 매년 정부재정에 의한 출연금확대에도 불구하고 보험책임잔액의 20분의1에 불과해 지난 한해위험도가 높은 국가및 지역에 대한 보험인수거절만도 20억달러를상회했다.수출보험이 그 본래 기능인 수출위험 에 대한 담보적 기능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도록 정부재정에 의한 수출보험기금을조속한 시일안에 보험책임잔액의 10분의1 수준까지는 확충해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보험료수입에 대한 보험금지급을 나타내는 손해율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5백%대에 크게 못미치는 1백90%대에머무르고 있다.수출보험요율의 탄력적 운영을 통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개선에 기여토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수출보험제도는 지난해말 대폭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신종 보험상품을 개발했음에도 아직 선진국의 다양한 수출보험제도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일본의 경우 중국.인도.중남미.舊동구권에 대한 수출은 물론 해외투자및 경제협력 증대를 위해 기존의 다양한 수출보험종목외에 해외사업자금 대부보험제도 등을 개발해 비상위험은 물론 신용위험까지 보전해주고 있다.
넷째,한국수출보험공사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기업중 수출보험을전혀 모르거나 이름만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1%에 달하고 있어 수출업계에 대한 홍보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내년 선진국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을 앞두고 있는 우리경제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출의지속적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이를 위해선 선진국시장에 대한 수출증대 노력 못지않게 위험은 높으나 잠재력이 큰 신흥개발도상국에 대한 시장개척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이러한 점에서 볼때 수출보험의 확충이야말로 수출대국으로서의 재도약을 위한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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