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車 국내직판 기아자동차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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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한국에 판매법인을 전격 설립하고 직접 차를 팔겠다고 나서자 그동안 협력관계였던 기아자동차가 반발하고 있다.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드社는 이달 4일 한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면서 4일후인 8일에야 기아에 이같 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기아측은 이에대해 『사후 통보를 받을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기습적으로 직판체제에 들어간 것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서 지켜야할 국제 商도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포드는 기아에 1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기아는 그동안 포드의 세이블과 링컨 컨티넨탈 승용차를 국내에서 대신 팔아주는등협력관계를 유지해왔었다.
포드는 이에대해 기아에 최근 보낸 전문을 통해 『한국시장에서독일차 판매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있어 포드로서는 직판체제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직판은 하지만 기아와 기존에 맺어온 협력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아측은 그러나 『세이블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외제차가 되는등 협력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포드의 태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에대해 『유통시장 개방에 따라 외국 업체가 직판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그러나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파트너에게 전혀 알리지도 않고 불쑥판매법인을 세운 것은 국제비즈니스 관행상 문제 있다 』는 반응이다. 특히 외국 거대업체들의 이같은 국내 진출은 앞으로 관세.무역등 한국내 진입장벽을 완화시키려는 각종 무리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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