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문-韓수석.徐前장관 누구말이 맞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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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에서 서석재(徐錫宰)前총무처장관의 발언파문과 관련해 들을 수 있는 얘기는 『모른다』는 것이다.알만한 인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아마 사안자체가 해프닝이어서 대통령의 참모들이 거론하기 적절치 않다고 보는 것 같다 .전직대통령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니 대통령이 직접 이래라 저래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 것 같다.
그런데 한명 예외가 있다.바로 한이헌(韓利憲)경제수석이다.그는 徐前장관이 4천억원설을 소개하며 비자금의 출처조사 면제가능성을 타진한 대상으로 지목하는 바람에 발을 뺄 수가 없는 형편이 됐다.
더구나 徐前장관이 1일 기자들에게 韓수석과 추경석(秋敬錫)국세청장 둘을 지목한뒤 검찰조사에서 秋청장에 대해서는 『실제로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해 韓수석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됐다. 그런데 韓수석은 자신이 처해있는 이런 상황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것 같다.매우 흥분하면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우선 그는 알리바이를 강조한다.
徐前장관이 지난달 청와대 본관 오찬석상에서 자신을 만나 비자금의 출처조사 면제방법을 문의했다는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보여주는 일정에는 7월중 청와대본관 오찬배석은 2회.13일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의 기획위원 오찬과 15일 민선 시.도지사 오찬이다.
韓수석은 『그 오찬에는 徐前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청와대오찬에서 徐前장관과 만났다는 얘기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徐前장관이 전화로 문의했다는 다른 주장에 대해서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주변은 韓수석의 해명을 접수하는 분위기다.다른 수석은 『徐前장관이 말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韓수석을 거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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