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 승리이후의 유고內戰-쫓겨난 세系 변수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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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크로아티아 정부군의 크로아티아 영내 세르비아系 반군 점령지에대한「영토탈환작전」이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지난 91년 시작된유고내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0만5천명의 정규군을 총동원,지난 4일 오전5시(현지시간)를 기해 시작된「폭풍작전」을 통해 크로아티아 정부는 작전 개시72시간만에 세르비아系 점령지역의 80%를 장악,세르비아공화국과 맞닿아 있는 東슬라보니아 지역을 제외한 전지 역을 탈환했다. 이로써 크로아티아 정부는 91년6월 舊유고연방 탈퇴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내전으로 잃었던 영토의 대부분을 되찾았다.
크로아티아 정부가 자신을 갖고 영내 세르비아系에 대한 전면공세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발칸반도내 모든 세르비아系의 마지막보루인 세르비아공화국등 新유고연방이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에 근거하고 있다.크로아티아 세르비아系의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新유고연방 대통령은 이를 묵살했고,이는 크로아티아 정부의 일방적 승리로 귀결됐다.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통한 유엔경제제재 해제가 밀로셰비치로서는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크로아티아의 이번 공세는 프란요 투즈만 크로아티아 대통령과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사전묵계에 따른 것이라는 說마저 나돌고 있다.현재 내전 상태에 있는 보스니아의 장래와 관련,보스니아를 S字로 양분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나눠 갖는 밀약이두사람 사이에 있었으며,투즈만이 이 구상을 내비친 적이 있다는영국 더 타임스紙 보도는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공세에서 크로아티아 정부가 세르비아공화국과 인접한 東슬라보니아를 제외한 것도 바로 이러한 구상을 반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작전 결과 약20만명에 달하는 크로아티아거주 세르비아인의 거의 대부분이 보스니아내 세르비아系점령지역으로 쫓겨갔으며,이들이 곧 보스니아 세르비아系의 전력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은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의 장래에 중요한 변수 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스니아 회교정부에 대한 세르비아系의 공세가 더욱 강화되는 한편 크로아티아 정부에 대한 재탈환 공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유고내전은 보스니아 정부와 크로아티아 정부,세르비아系가 함께 얽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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