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期금융채 節稅用 각광-만기前팔면 종합과세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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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종합과세 회피성 자금이 대거 몰려 장기 국공채가 품귀현상을 빚자 이번에는 산업금융채(産金債).장기신용채(長信債).중소기업금융채(中金債)와 같은 금융채 가운데 만기가 긴 장기 금융채에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기 금융채의 값이 오르고 금융채발행기관들은 앞다투어 발행가를 높이고 있다.발행기관은 또 유통금리가 더 내린 뒤 채권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발행물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발행잔액이 13조원(7월말 현재)에 달하는 산금채의 경우 올상반기만 해도 매매가 시원치 않았었다.5년짜리 산금채의 경우 3월말 13.50%의 금리로 그나마 극히 제한적인 거래만 이루어졌었다.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발행만 되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산업은행의 창구매출 금리가 12.80%까지 떨어지는등 거래가 활발하다.만기 1~3년인 산금채도 만기전에 되팔기만 하면 매매차익을 올리면서도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늘기는 마찬가지다.장기신용은 행의 장신채나 중소기업은행의 중금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금융채를 발행하는 기관에서는 지난 7월20일을 전후해 금융채 발행금리를 0.5%포인트 내린데 이어 지난 주말과 8일을 기해 발행금리를 또다시 0.5%포인트씩 내린다.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발행물량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은행관계자가 전했다.
금융채를 사가는 사람들은 개인투자자들도 있지만 은행.증권등 금융기관의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이들기관이 앞다투어 개발한 각종 절세형 상품에 편입시킬 채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운용수익 가운데 비과세부분과 과세부분을 분리,주식이나 채권의 양도차익에대해서는 비과세하고 배당소득이나 채권이자만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재정경제원의 유권해석이 나온 뒤로 금융채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경원이 투신사의 수익증권 가운데 주식편입비율 50%미만인 수익증권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금융채 수요는 더욱늘어날 것으로 투신사 관계자는 전망했다.
〈宋尙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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