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World] 美 대학농구팀들의 신기한 별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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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26면

“What’s in a name?”이라는 영어 표현이 있다. 독특한 이름의 의미나 어원이 궁금할 때 던지는 질문이다.
8일(한국시간) 캔자스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미국대학농구(NCAA) 토너먼트에서 4강에 오른 팀들의 별명은 이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멤피스 타이거스(Tigers)나 UCLA 브루인스(Bruins)는 그렇다 치자. 노스캐롤라이나 타르 힐스(Tar Heels)나 캔자스 제이호크스(Jayhawks)는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

타르 힐스는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주요 수출품인 타르로부터 나왔고, 제이호크스는 남북전쟁(1861~1865) 당시 캔자스주의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마스코트는 새지만 실제 새를 가리키는 별명은 아니다.

동물 이름은 국내외 프로 스포츠뿐 아니라 미국 대학에서도 흔히 쓰인다. 올해 64강에 오른 대학 중 세 곳(켄터키·애리조나·데이비슨)이 ‘와일드캐츠(Wildcats)’로 불린다. 호랑이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멤피스를 비롯해 올해 64강에 오른 클렘슨, 그리고 미식축구에 강한 오번, 미주리, 루이지애나주립대 등이 모두 타이거스다.

평범한 별명 사이에서 눈에 띄는 애칭들이 있다. NCAA 우승 4회에 빛나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모교로도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는 미국 팬들 사이에서는 타르 힐스 내지 UNC(University of North Carolina의 준말)로도 불린다. 이 대학 동창회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18세기 무렵 이 지역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발에 타르가 묻어 ‘타르 힐스(뒤꿈치)’라는 별칭이 붙었다.
19세기 후반 남북전쟁 직후 타르 힐이라는 단어는 부유층이 아니면서 전쟁에 찌든 이들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뜻이 짙었다. 하지만 1893년 창간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신문이 ‘더 타르 힐’이라고 명명되며 이미지가 개선되었다.
그 외 팬들에게 친숙한 농구 명문 학교의 별명들로는 듀크 블루 데블스(Blue Devils), 인디애나 후지어스(Hoosiers), 조지타운 호야스(Hoyas) 등이 있다.
듀크 경기의 해설자 존 로스의 ‘듀크 농구 백과사전’에 따르면 블루 데블스란 이름은 듀크가 트리니티 칼리지로 불리던 1921년 당시 대학신문 ‘트리니티 크로니클’지가 스포츠 팀의 새 별명을 짓자며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블루 타이탄스, 블루 워리어스, 블루 이글스 등이 후보로 올랐는데 모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1922년 학생회는 대학신문이 스포츠 기사를 쓸 때 알아서 이름을 고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편집장 윌리엄 랜더는 블루 데블스를 택했다.
그 시기 듀크 학생 중에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가 많았다. 블루 데블스란 이름은 전쟁 당시 파란 군복과 베레모를 쓴 프랑스 군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모든 별명의 어원이 이처럼 분명한 것은 아니다. 패트릭 유잉, 디켐베 무톰보, 알론조 모닝 등 걸출한 센터들을 배출한 조지타운대는 사실 호야스라는 별명이 정확히 어디서 유래됐는지 모른다고 인정한다. 옥스퍼드 사전은 인디애나주 출생자를 일컫는 후지어의 어원이 불분명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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