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여고생의 눈물겨운 사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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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09면

최고의 실력을 갖췄으나 허무주의에 빠져 있는 유명 음악 프로듀서 게이고. 그 앞에 발랄한 여고생 마사키가 나타난다.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낸 후 마사키는 게이고의 콘서트에 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다 에이즈에 걸리고 만다. 마사키는 게이고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고, 게이고는 죽은 아내를 떠올리며 마사키를 도와주려 애쓴다.

조원희의 일드열전<19> 신이시여 조금만 더

여고생의 성매매, 스타와 미성년자의 사랑, 그리고 에이즈 등 사회적 통념으로부터 동떨어진 설정으로 가득하지만 수많은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드라마 ‘신이시여 조금만 더’가 등장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신이시여 조금만 더’는 일본 드라마 개방 뒤 가장 먼저 판권을 국내에서 구입한 드라마다. ‘하얀 거탑’ 이후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신이시여 조금만 더’는 해마다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오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편성 시기가 잡히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아직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몇 가지 설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은 강하다.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남자 주인공은 오랫동안 드라마계에서 가장 인기를 누려온 캐릭터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여고생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 역시 상당히 진부한 듯하면서도 많은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설정이다.

최근 ‘중경삼림’이 재개봉하면서 다시 한번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꽃미남 진청우(金城武)가 바로 이 드라마의 최고 매력 포인트다. 실의에 빠져 투신자살을 하려는 마사키에게 몇 번이라도 함께 뛰어내리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은 특히 여성 팬의 큰 박수를 유도한다. 이제는 10년 전의 ‘촌스러운’ 느낌의 구형 휴대전화 같은 소품들, 지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도쿄 시내의 모습들이 정겨운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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