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이 4천억원대 비실명 비자금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는 서석재(徐錫宰)前총무처장관의 발언은 당장 주식시장엔 악재지만 채권금리쪽으로는 오히려 안정을 가져다 주고 있다.이번 파문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앞두고 거액자금 이동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은행권은 이번 사태가 은행에 대한 관계기관의 검사와 자금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관계기사 26.33面〉 시중은행의 한 감사는 『4천억원이 있다면 은행 예금보다 제2금융권의 CD.채권등에 잠겨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4천억원에 대해 직접 검사하지는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편법 차.가명 예금을 집중검사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
그러나 제2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거액 자금이 눈에 드러나는 이동을 삼갈 것으로 보고 있다.중앙투자금융의 손완식(孫完植)이사는 『거액 자산가들은 20억~30억원 단위로 계좌를 쪼개놓는데이번 파문이후 움직임이 거의 없다.정부가 큰 부 담을 져가면서거액계좌를 조사하기는 어려워보이는 만큼 당분간 조용한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동서증권의 최정식(崔晶植)이사는 『설령 4천억원정도 자금의 실체가 드러난다해도 자금시장을 뒤흔들 만큼의 큰 규모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실세금리를 대표하는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 유통금리는 비자금설이 알려진 3일 0.06%포인트 내린데 이어 4일 다시 0.10%포인트 하락하며 연13.80%에 마감,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91일물 양도성예금 증서(CD)도 지난 이틀간 0.15%포인트 하락하며 연13.65%에 마감,역시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뜻밖의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이번 파문으로 당분간 거액의 자금이 숨을 죽이면 그만큼 자금유입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경제.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