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나도 뉴타운 공약, 부끄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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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뉴타운 공약 나도 했다. 부끄럽다.”

통합민주당 유인태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굳게 입을 다문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작심한 듯 마이크를 잡았다.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를 한다고 하면서도 참모들이 뉴타운을 공약으로 해야 한다고 말해 자치 영역의 공약을 어쩔 수 없이 내세웠다”고 자책했다.

“뉴타운 공약은 국회의원의 공약이 아닌 시·구의회의 공약인데 서울에 출마한 국회의원 99%가 이를 공약했다. 우리 후보들도 따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릇된 총선 풍토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정치가 뒤떨어진 것이다. 참담함을 느낀다”며 “나중에라도 당 차원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박홍수 최고위원이 당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당내에서 저승사자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원내 의석 수가 줄면서 현재 분기별 30억원인 국고 보조금이 20억원 규모로 줄었기 때문이다. 재정국 관계자는 “국고 보조금이 준 만큼 현재 90명 선인 당직자 중 3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현재 세 곳에 분산돼 있는 당사를 서울 당산동 당사 한 곳으로 합치며 긴축 재정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구민주당과의 통합 당시 떠안은 부채 40억원의 처리는 여전한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줄어든 55개 의원실의 보좌관·비서관 300여 명도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한 보좌관은 “여당일 때였더라면 공기업 문이라도 두드릴 텐데 이젠 오갈 데 없는 백수 신세가 됐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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