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LAB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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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창업 초기부터 명품 마케팅을 지향해 성공을 일궈 가는 재미동포 화장품업체 오너가 있다. 3LAB의 데이비드 정(47·사진·한국명 정중원) 회장이다. 그의 회사는 설립 4년 만인 2006년 미국의 바니스 뉴욕과 삭스 피프스, 영국의 셀프리지, 홍콩의 하비 니콜스 같은 유명 백화점에 물건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8일(미국 시간) 미 뉴저지 잉글우드 본사에서 만난 정 회장은 “처음부터 제값 받는 고급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썼다. 기미 제거에 효능이 큰 식물 추출물 애블리카는 kg당 최고 1000달러나 되지만 원재료로 듬뿍 썼다.

열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그는 재미교포 1.5세쯤 된다. 부모가 화장품 가게를 운영, 어릴 적부터 옆에서 흥미있게 보면서 자랐다. 그는 메릴랜드대 기계공학과를 나왔지만, 화장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1984년 화장품 점포를 차렸다. 그러다 자신의 브랜드로 사업해야겠다고 결심, 피부과 의사와 화학자 두 명을 끌어들여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은 2006년에 비해 두 배 뛰었다. 점포 수는 3개에서 13개로 급증했다. 직원 수도 2005년 25명에서 55명으로 늘었다. 유망 기업이란 소문이 나 최근 세일즈 매니저 한 명을 뽑으려 광고를 내자 20여 명이 몰렸다. 최근에는 NBC 투데이에 소개됐다.

물론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6년에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다 ‘짝퉁 명품’으로 몰려 철수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는 올해 한국 시장에 재도전할 참이다. 그의 여동생은 한인으로 미 행정부 내 최고위 직에 오른 법무부 인권담당 차관보 그레이스 정 베이커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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