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익히면 AI 문제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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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북 김제에 이어 정읍 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이 확인됐다. 또 정읍에 있는 다른 농장의 폐사도 고병원성 AI 때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방역 당국에 신고된 정읍 영원면 오리농장의 폐사 원인을 조사한 결과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혈청형 H5N1)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7일 밝혔다. 이 농장은 방역 당국 신고 전에 병든 오리를 나주 H도축장에 출하해 문제가 된 곳이다.

방역 당국은 정읍 농장의 오리 6500마리는 물론 H도축장에서 보관 중이던 오리고기 3만 마리를 모두 폐기 처분했다. 하지만 H도축장을 거쳐 이미 시중에 6만여 마리의 오리고기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된다. 방역 당국은 회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해당 오리를 실은 차량 5대가 거쳤던 12곳 농장의 닭·오리도 죽여 땅에 묻기로 했다. 아울러 방역 당국은 정읍 고부면 오리농장에서도 70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현재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닭이나 오리고기를 익혀 먹으면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에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전북 김제·정읍 지역의 양계장을 방문했던 사람이면 보건소에 신고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AI 궁금증을 알아본다.

-닭·오리·계란을 먹어도 되나.

“AI가 발생하면 해당 농장은 주변의 닭·오리는 죽여서 묻고 계란은 폐기한다. 다만 감염이 확인되기 전에 유통된 닭이나 오리가 있을 수 있다. 이때도 75도 이상에서 5분간 익히거나 튀기면 바이러스가 죽어 먹어도 문제가 없다.”

-AI가 사람에게 감염되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아 간 사례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베트남 같은 동남아에서 감염된 싸움닭을 직접 만졌거나 열처리하지 않은 생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AI에 감염된 적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AI에 감염된 환자는 없었다.”

-AI는 어떻게 전파되나.

“주로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된다. 바이러스가 먼지나 분변, 옷이나 신발, 차량, 달걀 껍데기 등에 묻어 전파되기도 한다.”

-닭·오리에 대한 치료약이나 예방약은 없나.

“AI 바이러스 혈청이 144가지나 될 정도로 다양하고 변이가 잘돼 치료약이나 예방약은 없다. 다만 사람의 경우 ‘타미플루’라는 약이 있다. 이 약은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만 낼 뿐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아니어서 미리 먹을 필요는 없다. 더 궁금한 점이 있거나 신고를 하려면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02-500-2128)이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방역과(031-467-1941)로 하면 된다.”

김종윤·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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