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잔액 줄어든 종목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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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분기 주식시장이 약세를 지속하자 주식을 빌려 파는 대차거래액이 26조510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체결 수량은 6억2238만 주로 전년 동기 대비 80.6% 증가했다.

이같이 대차거래가 급증한 것은 최근 외국환 거래 규정이 개정되면서 외국인의 차입 신고 면제 한도가 종전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증권예탁결제원은 7일 분석했다.

체결금액 기준으로 대차거래가 많은 종목은 포스코(2조533억원)·현대중공업(1조4980억원)·삼성전자(1조3445억원) 순이었다. 1분기 말 현재 대차거래 미상환 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도 포스코로 3조3292억원에 달했으며 현대차(1조60억원)·현대중공업(8687억원)·삼성전자(8491억원)가 뒤를 이었다.

주식 대차거래는 특정 기관에서 일정 기간(최대 1년) 주식을 빌렸다가 되갚는 거래를 말한다. 보통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대차거래를 통해 빌려놓은 주식을 팔았다가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최근까지 대차거래 잔액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증시와 대차거래 잔액은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액을 투자 지표의 하나로 주목할 것을 권한다. 외국인이 주식 대차거래의 대부분(1분기 체결량 기준, 전체의 95%)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차거래 잔액이 줄고 있다는 것은 해당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포스코·신한지주·국민은행의 대차거래 잔액은 줄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LG전자·LG디스플레이·현대중공업·현대차의 대차거래 잔액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곽중보 연구원은 “외국인의 긍정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차거래 잔액 감소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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