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新경제 장기구상"의미와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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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부의 신경제 장기구상 계획은 삼풍 백화점 붕괴와 지방 선거이후 어수선한 정치.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만은 꿋꿋하게 흔들림없이 제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구체화한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62년부터 5년 단위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왔는데 이같은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계획을 짜고 있는 재경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실무자들은 광복 50년,우리나라에 자본주의 경제 가 도입된 지40년이 되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압축 성장」을 냉정하게 뒤돌아보고 이제는 질적(質的)으로 내실화된 성장을 꾀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장미빛 숫자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자기 반성에서 출발,「빨리빨리」 문화에서 비롯된 부실을 털어내고 현상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 한국 경제의 좌표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그러나 정부 관계자의 외형적인 「자기 반성」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망 자체가 지금까지처럼 「장미빛」으로 꾸며져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돼있다. 〈表참조〉 물론 우리는 성장률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은반면 미국.영국등은 2000년대에 연간 5%,캐나다등은 6%,중국은 13%(2010년까지) 등으로 잡아 외형상으로는 우리가2010년 서방 선진 7개국(G7)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지 모른 다. 그러나 1만 달러 시대에 도달한 현 시점의 사회.경제지표를 비교해 보면 주택.상하수도 보급률등에서 우리가 질적으로크게 처져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추이가 크게 개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한탕주의,탈세(脫稅),공무원과의 결탁,납품.하도급 비리등을 추방함과 동시에 한국인 특유의 자본주의 정신을 확립하고▲최근의 9% 성장에 6% 물가 상승보다는 7% 성장에 3~4% 물가 상승이 환영받는다는 점을 인식 ,이제는 「성장」보다는 「안정」,「효율」보다는 「형평」을 중시(重視)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梁在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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