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李圭澄행장 후보추천의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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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규증(李圭澄)국민은행장이 20일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됨에따라 금융계에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감독원은 『한번이라도 문책받았던 은행 임원은 은행장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고수해 왔으며 이번에도 지금까지는 이런 방침을 천명해 왔다.
따라서 李행장의 행장후보 추천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앞으로 다른 은행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결과에 잔뜩 관심을 쏟고 있다.
이날 국민은행의 추천위는 김욱태(金煜泰)前행장 주재로 별다른논란없이 불과 개회 20분만에 李행장을 후보로 추천하고 끝났다.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할 송병순(宋炳循)前행장은 외국여행을 이유로 불참했으며 朴鍾奭 前행장 역시 논의에는 참석하지 않은채인사만 하고 자리를 비웠다.
후보 향배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라던 재경원측(金裕盛 재정투융자과장이 참석)은 『민영화된 은행 인사에 정부가 관여할 수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지키면서 후보 논의 과정을 관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李행장 추천 배경에는 「정치적인 요인」이작용하지 않았느냐 하는 소문도 나오고 있으며,따라서 이번 줄다리기가 李행장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다.
李행장이 비록 연임 의사를 계속 밝혀왔고 분주히 뛰어왔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차기 행장의 내부 승진설이 파다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은감원조차도 크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김용진(金容鎭)원장은『충분히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어서 당장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면서도『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은감원 관계자들의 비공식 발언들을 종합해볼 때 「원칙」이란 특정인을 위해 규정이나 관행을 종전과 달리 해석할 수없다는 점으로 볼 수 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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