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건강백과>위암-발생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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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인 4명중 1명은 암 때문에 사망하며 암사망자 4명중 1명이 위암이다.위암은 우리나라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가 시작된이래 한번도 수위를 놓친 적이 없는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암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美국립보건원의 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내에서 폐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추세지만 위암과 자궁경부암만큼은 지난 15년간 무려 20%이상발생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3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던 위암의 미국내 암발생 순위는 현재 9위에 그치고 있다.이처럼 미국에서 한풀꺾인 위암이 한국에선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제기된 이론은 민족간 유전형질의 차이.서구인에 적은 위암이 한국과 일본등 동양인에겐 흔하며 역학조사결과 서구인에 많은 O형 혈액형에서 위궤양이 흔한 반면 한국인에 많은 A형엔 위암환자가 많은 것이 관찰된 것.
그러나 이런 유전이론은 하와이 거주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 깨지고 말았다.일본인 이민 1,2,3세는 유전적으로서로 동일한 형질임에도 이민 1세의 위암발생률이 일본 본토사람과 같은 반면 3세는 미국인과 같은 것으로 드러 나 위암발생엔유전보다 환경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함을 밝혀낸 것.
환경요인중에서도 학자간에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는 가장 중요한위암유발 요인이 바로 그릇된 식생활습관이다.동물실험을 통해 가장 먼저 입증된 위암유발 식사로는 소시지에 많은 질산염 계통의방부제로 여기엔 나이트로소아민이란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다.
문제는 위암예방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채소류중에서도 퇴비나 질소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재배하면 잎에 질산염이 과다농축될 수 있다는 것.
이미 독일등 선진국에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채소별 비료사용량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음을 감안할때 퇴비를 많이 준 채소는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금은 가장 널리 알려진 위암유발요인.미국에서의 위암발생 감소현상과 정확하게 반비례하는 수치가 냉장고 보급률인 것도 냉장고에서 식품을 장기간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어 소금에 절이는 전통적인 염장(鹽藏)법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불에 구운 고기도 해롭다.일본인에게 유독 위암이 많은 것도 그들이 즐겨먹는 생선구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실제 불에 구운 고기에서 디젤엔진의 매연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PAH가 다량 검출되는 것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이처럼 현재까지 학계에서 위암유발식품으로 공인된 것은 ▲질산염계통 방부제 ▲소금 ▲불에 구운 고기등 세가지뿐.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국제역학회誌에 발표된 한양대병원 이정권(李廷權.가정의학)교수와 서울대의대 안윤옥(安允玉.예방의학)교수의 위암유발식사에 관한 연구결과는 위암예방을 위한 한국인의 식단을 보다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주목된다.
이는 88년 6월부터 90년 10월까지 한양대병원.서울중앙병원에서 위암진단을 받은 환자 2백13명과 똑같은 수의 대조군을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식품별 위험발생 위험도를 산출,위암 예방에 좋은 식품과 나쁜 식품을 분류한 것이다.
. 이 연구에 따르면 위암유발경향이 가장 큰 식품은 맵고 짠매운탕류였으며 생선구이와 김치도 해로운 것으로 드러났다.반면 참기름과 두부.양배추등은 위암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 분류됐으며 같은 생선이라도 튀긴 것은 오히려 위암발 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洪慧杰〈本社의학전문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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