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니아사태 對策-美,유엔군 잔류.현상유지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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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엔이 보스니아에 설정한 6개 안전지대중 하나인 스레브레니차가 세르비아系에 함락된데 이어 인근의 또다른 안전지대인 제파.
고라주데마저 함락이 임박했으나 유엔과 미국은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미국이 유럽동맹국들의 결정을 적극 지지하겠다고는 발표했지만 이는 유럽동맹국들이 안전지대에 대한 무력탈환을 결코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묵시적 전제로 하고 있다.미국은 결국 유엔평화유지군 배치지속이라는 「현상유지」의 길 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물론 미국도 세르비아系의이같은 도전에 경고를 연발하고 있기는 하다.NATO는 즉각 재공습태세를 갖추고 유엔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고,美 해군및 해병도 보스니아부근 아드리아 해상(海上)에서 대기하 고 있다.
그러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12일 그리스에서 분명히 밝혔듯 유엔은 아직도 군사적 대응보다 외교적 협상에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미국도 대규모 군대를 본격적으로 파견해 보스니아민족.종교분쟁을 떠맡아 미국이 보스니아분 쟁에 휘말리는것을 원치 않고 있다.즉 유엔이나 미국은 현재 체면치레로 경고는 하고 있지만 보스니아사태의 국면 대전환을 만들어낼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NATO의 재공습도 유엔보호군(UNPROFOR)소속 네덜란드軍 40여명 과 회교도 주민 3만여명이세르비아系에 인질로 잡혀있는 현실에서 쉬운 선택이 아니다.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은 세가지다.첫째는 화력에서 열세인 보스니아정부군에 자위력을 키워줄 수 있는 무기금수 전면해제,두번째는 UNPROFOR의 전면철수다.끝으로 UNPROFOR의 배치고수라는 현상유지가 있다.
미국정부는 국내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방안을 선택하라는 압력을받고 있다.그러나 유엔이나 프랑스.영국이 단호히 반대하고 있는무기금수해제를 미국이 쉽게 선택할 수는 없다.무기금수해제는 보스니아에서 본격적인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의미 하며,이는 더 많은 희생과 더 큰 비극을 몰고올 것이라는 것이 유엔이나 미국등의 주장이다.
두번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나 첫번째 못지 않은 무책임한 선택이라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미국은 동맹국이 원한다면 전체 필요병력 6만명 가운데 2만5천명을 투입,UNPROFOR의 안전한 철수를 도울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불완전하긴 하지만 UNPROFOR의 현상유지를 선택하고 이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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