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계복귀로 지진일어난 民主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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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이 13일 전격적인 정계 복귀선언을 함으로써 민주당 사태는 급류를 타게됐다.즉각 이기택(李基澤)총재도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金이사장의 정계 복귀에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민주당은 신당 창당 움직임과 함께 형성돼왔던「참여파-관망파-잔류파」의 다소 복잡한 구도가 金이사장의 정계 복귀에 대한「동조」와「반대」구도로 단순화되게 됐다.관망파라는 중간지대가사라진 셈이다.金이사장의 승부수가 빨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
당장 관망파의원들중 대부분은 동조파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관망이 反DJ(김대중이사장)가 아니라 신당 참여를 위한명분 축적용임을 속속드러내고 있다.
김원기(金元基).조세형(趙世衡)부총재등 중도파는 이날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李총재 사퇴.신당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도 金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대해선『본인의 결단』이라며『신당이 만들어지면 유연하게 대처할것』이라고 사실상 동조파에합류했다.
재야출신 김근태(金槿泰)부총재도 마찬가지다.그는『정계 복귀는그분의 권리고 국민의 심판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물러섰다.비주류인 김상현(金相賢)고문은 아예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15일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과의 간담회를 소집하는등 신당창당에 앞장설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金이사장의 13일 발언을 계기로 동교동계의 관망파에 대한 설득작업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金이사장은 이날 정계 복귀선언에 이어 이철(李哲).조순형(趙舜衡).문희상(文喜相).원혜영(元惠榮)의원 등 이른바 관망파의원 12명과 오찬을 함께했다.이 자리에서 그는 노골적으로『같이할 것』을 종용했다.이른바 동교동계의 대세몰이가 시작된 셈이다. 반면 이같은 움직임에 대항하는 잔류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있다. 金이사장의 정계복귀에 반대하는 진영에는 李총재와 이부영(李富榮)부총재,그리고 신당에서의 공천 보장이 사실상 어려운 일부 의원들을 꼽을 수 있다.이중 두드러진 것은 李총재가 드디어 포문을 연 점이다.그는 국회 총재실에서 가진 기자회 견에서『신당 창당의 목적이 金이사장의 정계복귀 수순임을 드러냈다』며『결사반대한다』고 못박았다.李총재 진영은『드디어 마녀사냥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비난하는 한편 잔류파의원 단속에 나섰다.
김원웅(金元雄)의원등 일부 잔류파의원들도『대국민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고 반발했다.그러나 이들은 내심 불안한 기색이다.
관망파의원들이 속속 동조파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기류 자체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金鉉宗.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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