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전 구조 崔明錫군 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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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다른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믿고있었습니다.구조되었다니 내가살아 나온 것만큼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2백30시간만에 구조된 최명석(崔明錫.20)군은 구조 사흘째인 11일 오후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유지환(柳智丸)양의 구조 소식을 듣고『생존자 확인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崔군은 전날 오후부터 미음 대신 비교적 많은 양의 죽을 먹고있는등 식욕도 왕성한 편이며 별다른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일반병실이 비는 대로 옮기겠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崔군이 입원중인 중환자실 앞에는 수원대학교 설립자 이종욱(李鍾郁)박사,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등이 보내온 꽃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崔군의 가족들은 그동안 축하인사를 위해 다녀간 친지와 일반시민,각계인사가 2백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6시40분쯤 잠에서 깨어난 崔군은『잠이 오지 않다가3시간전에 잠들었다』며『사고전에는 낮잠을 잤더라도 밤에 숙면을취하곤 했다.혹시 후유증이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다소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崔군은『그러나 빨리 퇴 원해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곧 일반병동으로 옮겨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崔군은『일반병실에서이번 사고로 읽다가 중단한 소설「영웅문」을 틈틈이 보고 많은 친구를 만날 생각』이라며 기뻐했다.
崔군은『생존자보다는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줘야한다』며『이들에게 보다 많은 사회적 관심과 도움이 쏠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崔군은 장학금제공과 취업보장,CF출연 등의 제의와 관련,『살아남은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너무 스타대우를 받는 것같아 부담스럽다』면서『그같은 제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별로원하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평범하게 살고 싶을뿐』 이라고 전했다. 〈金秀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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