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中企 자금사정 빡빡-외국인주식투자늘어 통화관리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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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올 하반기동안 전반적으로는 비교적 풍성한 양의 돈이 시중에 풀리겠지만 가계나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는 지금까지보다 더 빡빡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돈줄을 죄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달들어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와 통화증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기업 설비투자 역시 계속 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증시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는 반면 가계.중소기업은 풍요 속에서 빈곤을 느끼는「자금사정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7~9월 석달동안 약8조6천억원(평잔 기준)을 풀어 9월 총통화()증가율을 전년동기대비 16%선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7일 발표했다.이는 작년동기보다 1조2천억원이나 많은것이다. 〈그래프 참조〉 7월의 경우 전년동기보다 4천억원 가량 많은 2조9천억원의 돈을 풀겠다고 밝혔다.
연말 증가율을 정부목표(16%)대로 유지할 경우 하반기 전체로는 16조2천억원의 돈을 공급할 수 있어 작년 하반기보다 2조1천4백억원을 추가 공급할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 한은의 계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체적인 통화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달부터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확대되면서 6일 현재까지 벌써 6억5천5백만달러(약 5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하반기중 20억달러(약 1조5천억원)이상이 순유입될 것으로 전망돼 이 곳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나면 실제로 가계.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자금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정식(崔晶植)동서증권 이사는 『7월은 별 문제가 없으나 추석자금 조달이 시작되는 8월이후에는 자금의「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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