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신뢰지수 5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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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의 대표적 경기지표 중 하나인 소비자신뢰지수(CCI)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만큼 경기 후퇴 우려가 커진 셈이다. 25일(현지시간) 미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4.5를 기록해 전달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CCI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7월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다. CCI는 미 전역의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현재 가계의 소득·고용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물어 작성된다. 1985년 평균을 100으로 놓고 비교하는데 이 지수가 떨어지면 소비가 위축돼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현재보다 미래를 더 어둡게 보고 있다. 6개월 후의 전망을 묻는 ‘기대지수’는 49.9를 기록,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73년 12월(45.2)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국장은 “소비자들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골드먼삭스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액이 1조2000억 달러(약 117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나온 손실 전망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 중 월가 금융회사들의 손실만 46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먼삭스는 “금융사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대출을 축소하면서 신용 경색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8000억, UBS는 60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예상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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