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도수에즈銀行 홍콩지점 외환딜러 趙祥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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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엥도수에즈은행 홍콩지점의 외환딜러 조상렬(趙祥烈.34)씨는 홍콩에서도 알아주는 「마당발」이다.홍콩의 외환딜러들치고 趙씨를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趙씨가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한국은 물론 일본.홍콩.대만등 세계 각국 50여개에 이른 다.
외환딜링에 대한 감각도 발군이었지만 한번 거래를 튼 고객에 대해서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 덕택에 그는 홍콩에 온지 1년여만에 현지의 딜러들을 제치고 동북아시아담당 책임자가됐다. 외국유학 경력이 없는 趙씨가 「순수 국내파」로서는 드물게 홍콩지점으로 발령받은 93년은 북한의 핵개발 문제로 전세계가 떠들썩한 해였다.
서구언론들은 금방이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외국금융기관들도 앞다퉈 한국관련상품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趙씨의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趙씨는 한국관련상품을 팔지말라고 권유했다.주위에서는 그에게 「겁도 없이」 속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고 충고했지만 趙씨는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결과적으로 그의 조언을따랐던 투자가들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그 들이 趙씨의 단골고객이 된 것은 당연했다.
趙씨는 이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정보와 인식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편향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그것은 안방에서만 국제화를 외친 우리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홍콩=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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