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귀족行 티켓 후보 가려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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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7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어느면에서 유권자들은아쉬울 것이다.자신의 표가 얼마나 값어치 있는가를 이번만큼 절감한 선거도 없었으니 그럴 만하다.돌이켜보면 사상최대규모의 선거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다른 것은 제쳐두고 라도 저마다 내로라 하는 1만5천여명의 후보가 전국에서 일제히 표를 달라고애걸했던 선거였다.그리고 유권자는 평균 12명의 후보중 자신의마음에 드는 후보를 네명이나 고를 수 있는 선거였다.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그 권한이 대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할 것이다.그러나 무턱대고 즐길 일만이 아니다.이것을 생각해야 한다.바로 27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개표이후 5천7백58명의 당선자가 생긴다는 점이다.현재의 법이 규정하고 있는 당선자의 정수다.이 들은 7월1일자로 우리의 시장.도시사.군수.구청장.의원님들이 된다.아마상당수가 허리와 고개각도를 뒤로 젖힐 것이다.졸지에 3년 임기가 보장된 6천여명에 가까운 높은 분들이 등장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선거후에는 전국적으로 볼만한 광경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당선자들이 저마다 행세하려 들고 대접받겠다고 나서는상황이다.선거를 신분상승 기회로 여기고 있는 많은 후보들의 면면이나 승패에 사활을 걸다시피하는 지금까지의 선 거전양상을 보면 이런 우려를 지울 수 없다.결국 투표권 행사의 즐거움은 잠깐이고 가뜩이나 움츠러든 서민들은 더욱 왜소해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선거공보를 다시 한번 들여다 봐야한다.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들인지 찬찬히비교해야 한다.선거공보는 이와관련한 좋은 판단자료다.내용이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남은 하루동안의 시간여유를 이 용해 더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주민위에 군림할 것같거나 당선통지서를 현대판 귀족(貴族)행 티켓으로 아는 후보를가려내야 한다.이런 일들이 귀찮고 번거로울 수도 있다.하지만 지금까지의 선거들과 그 결과를 돌이켜 봐야한다 .잘못된 선택은자신뿐 아니라 이웃에까지 그 피해를 주게 된다.대신 바른 결정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앞으로의 3년과 그 이후에도 충분한 보상을 되돌려 줄 것이다.
金敎俊〈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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