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쌀 추가지원 여력있나-농림수산부가 뽑아본 代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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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22일 북한에 대해 이미 합의한 쌀 15만t외에 더 지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 『과연우리가 그 정도 여력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金대통령의 발언이 정치적인 제스처 수도 있고 어려운 북한 「동족(同族)」을 돕자는데 무슨 계산이 필요하느냐는 주장도있지만,쌀의 경우 「안보」문제로까지 발전될 수 있으므로 한번쯤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결론부터 말 해 현재 국내사정으로는 15만t(약 1백4만섬)이상을 우리 쌀로 보내는 것은 무리라는게 농림수산부 관계자들의 진단이다.최인기(崔仁基)농림수산부 장관도 이와 관련,金대통령에게 『현재의 수급상황을 고려할때 1백만섬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고 보고한 것으로알려졌다.
올 햅쌀을 정부가 수매하기 시작하는 11월1일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쌀 재고는 민간보유분 1백만섬을 포함해 7백만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프 참조〉 그러나 이미 북한에 15만t을 보내기로 했기때문에 아무리 많이 잡아도 국내 재고는 6백만섬 정도에 불과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 2차 협상에서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15만~25만t을 추가 지원키로 하고 이를 우리 쌀로 보낼 경우 국내재고는 4백23만~4백92만섬 수준으로 떨어져 적정재고(FAO권고량 기준 6백만섬)유지가 어렵게 된다.
때문에 북한에 쌀을 추가 지원하려면 아예 적정 재고를 무시하든가,아니면 미국.태국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물론 농림수산부등 정부 일각에서는 몇달만 있으면 수확기가되므로 굳이 적정재고에 집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쌀 생산추이를 보면 또 사정은 다르다.
국내 쌀 생산은 지난 90년을 고비로 급속도로 떨어져 자급도가 올해는 96.3%로 낮아져 식량자급이 어려운 상황이다.그렇다고 당장 쌀 생산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없다.게다가 일부 상인이나 소비자들의 사재기등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할 수도있고,만의 하나 올해 흉년이라도 든다면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는지적이다.따라서 북한에 쌀을 추가 지원한다면 수입해 줄 수밖에없는 상황이며,金대통령이 『수입을 해서라도』란 단서를 붙인 것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때문이 다.
〈朴義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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