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외국인 입김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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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3년 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꾸준히 팔았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외국인이 경영 참가 목적으로 5% 이상 대량 지분을 사들인 상장사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위협의 잠재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수는 614개로 전체 상장사(1767개)의 34.7%를 차지했다. 특히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상장사가 135개(7.6%)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105개에서 2006년 116개로 는 데 이어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기관투자가가 ‘경영 참가’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수는 54개(3.0%)로 외국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5% 이상 대량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수도 ▶2005년 말 440개(보유자 수 320명) ▶2006년 말 555개(378명) ▶2007년 말 614개(406명)로 늘었다. 반면 증시 전체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5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업협회 김강수 이사는 “최근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이나 현금 배당이 늘고 있는 것도 상장사에 외국인 대주주가 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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