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유세 92년 大選 방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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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17일 주말을 맞아 전국에서 대규모 지원유세를 갖고 대세 장악에 전력을 기울였다.특히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연설현장은 92년 대통령선거의 분위기를 방불케했다.
◇민자당=이춘구(李春九)대표는 이날 고향이자 지역구인 충북 제천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김대중이사장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를 어느때보다도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어투도 바꿨다.지금까지는 「그분」이라고 하면서 비판했지만 이날은 「김대중씨」「김종필씨」라고 지칭하면서 맹공격을가했다. 李대표는 『이른바 3金시대라고 하는 것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께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것도 『저절로 막을 내린 것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막을 내리도록 심판하고 명령한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에 역행하는 혼탁분위기 조성은 전적으로 김대중.김종필씨 책임』이라며 『양김씨는 지역감정을 촉발시키고 혼탁분위기를 조성한데 대해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김대중이사장의 유세는 92년 대선의 재판(再版)이었다.그는 이날 송파구 방이국교와 미아리 숭인국교에서 현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청중들은 열렬히 「김대중」을 연호했다.
金이사장은 『입후보는 제가 한 것이 아니니 입후보한 분 이름을 불러달라』고 한뒤 『그렇지만 나와 입후보한 분이 똑같다고 생각하면 김대중을 부르시오』라고 하자 청중들은 박수와 함께 다시 연호.
金이사장은 『민자당이 나더러 식언(食言)했다 하나 식언을 더많이 한 것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라고 주장.
金이사장은 선거가 중앙 정쟁(政爭)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듯 『미국.일본같은 데에서도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택(李基澤)총재는 충북음성.청주,대전에서 유세를 갖고 『김종필씨가 한풀이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국가를 위해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맹공.
◇자민련=김종필총재는 이날 하룻동안 박준규(朴浚圭)고문.박철언(朴哲彦)씨등과 함께 경북 경주.포항과 대구를 돌며 TK지역표밭갈이에 나섰다.
金총재는 『대통령이 취임후 개혁 개혁하는데 가신들만 돌보고 미운 사람은 가슴에 대못박고 내쫓는게 개혁이냐』며 TK지역의 反민자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金총재는 『오늘 우리나라는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집념어린 열정의 결과로 탄생했다』며 이 지역에 있는 故朴前대통령의 향수를 표로 연결시키려 했다.
[金鉉宗기자.堤川=李相逸.大邱=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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